간만에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늘 그렇듯 아이스 캬라멜 마키아또를 시키려다 멈칫.
오늘은 그냥 순수한 원두의 맛을 느끼고 싶어졌습니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에스프레소 그대로.
그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그.
에스프레소 도피오 주문을 했다가 취소하고 솔로로 바꿨습니다.
왠지...둘보다는 하나가 더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진한 커피 원액인데 정말 괜찮으시겠느냐는 바리스타 언니의 걱정에
말없이 웃어주었습니다.
에스프레소 솔로, 참 오랜만입니다.
꽤나 멀리까지 은은하게 그러면서도 강렬하게 커피향이 퍼집니다.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황홀한 향이라고 하면 유난도 떤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것도 많이 줄인 표현인 걸요, 그 매혹적인 향에 비해 말입니다.
끌리지 않을 수 없는 강렬한 향에 못 이겨 잔에 입술을 댑니다.
구수한 듯 달달하기까지 한 에스프레소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갑니다.
커피를 악마의 유혹이라 일컬었던 어느 분의 이야기는 유명하지만
정말 그런가 봅니다. 어떻게 입술에 가져갔는지도 모르게 이미 마시고 있었으니까요.
씁쓸한 끝 맛이 입에 남자마자 퍼뜩 정신이 듭니다.
텅 빈 잔을 받침대에 내려 놓으니 허무감마저 밀려옵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런 걸까요................
그래요. 끝 맛이 달콤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요, 맞아요.
오늘 밤도, 또 그렇습니다.
근데.......아무리 생각해도 솔로는 넘 쪼끔입니다--;;;;;;;; 흑............
'그냥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에 입문한 지 26일 째, 다음 메인에 뜨다:D (0) | 2008.11.06 |
---|---|
♣♧수능 일주일 전....수험생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경험담 (0) | 2008.11.04 |
강아지를 버리려는 그대에게 무릎 꿇고 바치는, 작고 맑은 영혼찬가. (0) | 2008.10.24 |
이화여대 탐방 + <나는, 인어공주>영화 시사회 (0) | 2008.10.21 |
오랜만에, 헌혈 한 날!! (0) | 2008.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