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끄적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SOLO와 함께

단호박마왕 2008. 10. 30. 23:33

 

 

간만에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늘 그렇듯 아이스 캬라멜 마키아또를 시키려다 멈칫.

 

오늘은 그냥 순수한 원두의 맛을 느끼고 싶어졌습니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에스프레소 그대로.

 

그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그.

 

에스프레소 도피오 주문을 했다가 취소하고 솔로로 바꿨습니다.

 

왠지...둘보다는 하나가 더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진한 커피 원액인데 정말 괜찮으시겠느냐는 바리스타 언니의 걱정에

 

말없이 웃어주었습니다.

 

에스프레소 솔로, 참 오랜만입니다.

 

꽤나 멀리까지 은은하게 그러면서도 강렬하게 커피향이 퍼집니다.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황홀한 향이라고 하면 유난도 떤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것도 많이 줄인 표현인 걸요, 그 매혹적인 향에 비해 말입니다.

 

끌리지 않을 수 없는 강렬한 향에 못 이겨 잔에 입술을 댑니다.

 

구수한 듯 달달하기까지 한 에스프레소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갑니다.

 

커피를 악마의 유혹이라 일컬었던 어느 분의 이야기는 유명하지만

 

정말 그런가 봅니다. 어떻게 입술에 가져갔는지도 모르게 이미 마시고 있었으니까요.

 

씁쓸한 끝 맛이 입에 남자마자 퍼뜩 정신이 듭니다.

 

텅 빈 잔을 받침대에 내려 놓으니 허무감마저  밀려옵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런 걸까요................

 

그래요. 끝 맛이 달콤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요, 맞아요.

 

오늘 밤도, 또 그렇습니다.

 

 

 

 

 

근데.......아무리 생각해도 솔로는 넘 쪼끔입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