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라긴 쑥스럽지만

남도 무전여행을 마치고 난 발이 증명하는 따뜻한 대한민국

단호박마왕 2009. 2. 6. 00:00

 

 

안녕하세요....여행매니아 단호박마왕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전국 무전여행을 해 보신 분 계십니까?

발 닿는 대로 걸어서 발 닿는 곳에서 얻어 먹고 자고...

 

미친짓이라고요? 위험하다고요?

네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사히 아무 탈 없이 살아 돌아온 사람 입장에서도 아찔한 순간이 몇 번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잃는 것이 있어야 얻는 것이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요...

정말 맞는 말이더라고요.

 

정말 개.고.생 하면서....남에게 의심도 받고 의심을 하기도 하고 하면서...

손이 찬바람에 새빨갛게 트고 어깨엔 배낭 줄 대로 피멍이 잡혀도...

발이....짓물러도 감각을 잃어도.... 굶다가 혼미해져도....무릎 인대가 늘어나도....

 

길을 걷다가 만난 순간 순간의 따뜻함에 정말 그 모든 것이 녹아드는 여행이었어요. 

 

고마웠어요,

전라도의 이모도 경상도의 이모도 충청도의 이모도요.

어머니 할머니 삼촌 모두 다요....^^

처음 만난 제가 늘어놓는 넉살에 웃어주시고 따끈한 밥상 차려 주신 모든 분들요.

이 세상 많이 삭막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정말 따뜻한 나라였어요.

적어도 아직은요.

 

전 저 같이 몸으로 박치는. 발로 걷는 여행을 하라고 권하지는 못하겠어요.

때로는 제정신 아니란 소리 들으니까요. 물론 발도 걸레되고요..ㅋㅋ

 

그런데요.....

우리나라 말세다, 다 미친놈들이다 그렇게 단정짓지는 마세요.

요즘 어떤 맛이 간 사람 하나로 전 국민이 눈물 흘릴 일이 있었죠...?

 

우리 사회의 따뜻한 면이 몇몇 때문에 자꾸 잊혀져 안타까워요.

 

우리 함께 살아가는 세상....분명 희망 있어요. 따뜻해요.

배낭 메고 걷다가 찢어진 제 발이 증명해 줄 거에요.

 

어서 충격을 잊고....유가족들도...우리 시민들도...

 

다시금 살 맛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참. 이건 포스팅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올려 봐요...^^;;

 

뭐 드시는 중이던 분들은 스크롤 더 이상 내리시지 마세요ㅡㅡ;;

 

혐오샷일 수도 있거든요.

 

한 달 넘게 걷기만 하면

 

물집이 잡히다 짓물러 터지다 그 위에 다시 잡히다 하면서 찢어져요.

그러다가 그 고비를 넘으면 굳어지죠...ㅎㅎ

 

이 발로 걸으면서 처음 보는 저를 먹여주고 재워준 많은 분들의 따뜻함을 안고 왔기에..

혼자 갖고 있기 너무 아까워 그냥 올려요...^^

 

 

많이 나은 건데....ㅡㅡ;;

 

이게 보기보다 아파요ㅠㅠ

 

많이 걸을 땐 발 맛사지를 밤마다 해 줘야 하는데...

한 게 이래요ㅡㅡ;;

 

부르튼 데 계속 부르트면 부풀어 오르더라구요...ㅋ

 

결국 찢어졌네요ㅡㅡ;;

 

발 안 쪽 운동화와 닿는 데는 지문이 없어졌어요.

신기하죠?ㅎㅎㅎㅎ

 

발 뒤꿈치는 피가 너무 나서..ㅡㅡ;;

징그러워서 자체심의 로 잘랐어요..ㅎㅎ

 

 

 

갑자기 왜 더럽게 발을 보여주고 난리냐구요...?

맞아요, 무전여행 하고 온 거 자랑하는 거.ㅋㅋ

그리고 한 번만 더 말하려구요.

 

저, 사람냄새 나는 우리나라 정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