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여행 이야기/Tanzania(2010)

[삼성전자 공모전_에피소드]아프리카에 핀 한국의 사랑, 붉은악마 티셔츠

단호박마왕 2010. 9. 11. 23:58

 

안녕하세요, 단호박마왕입니다!

오늘도 역시 세계 속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한국의 정(情)을 주제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혹시 이번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후, 붉은 응원 티셔츠를 모아 아프리카에 보내는 운동을 들어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 광고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혹시,

이 티셔츠 하나 보낸다고 해서 뭐 별 도움이 되겠어..

그리고 이거 보내 봐야 그 멀리 아프리카까지 잘 갈지도 의문이고..

그냥 괜히 요란 떠느니 걸레로 쓰다가 버리자..

 

이런 생각 하신 분 안 계신가요?

 

그런데요, 그렇게 생각하신 분들!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직 전혀 안 늦었어요. 지금이라도 당장 보내세요! 아니, 혹시 안 입으시는 것들이 있으시면 모아 보내시면 더 좋겠죠!

왜냐구요? 여러분이 보내신 그 티셔츠 하나는 누군가와 함께 아주 오랜 시간, 매일 매일 일상을 같이 할 테니까요.

그것이 그 곳은 정말 필요하니까요!

아직도 에이 설마...하시나요?

 

그럼 제가 아프리카 다르에스살람 쪽에서 왕복선을 탔을 때의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다르에스살람에서 한참을 기다려, 아주 좁은 해협을 건너는 왕복선을 탔었답니다.

갑판 안은 초만원이어서 움직일 공간도 부족했지요. 그런데, 그 때!!

또 한 번 저로 하여금 악! 소리 지르게 만들 광경이 있었으니 바로...

 

 

 

 

네, 그렇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붉은 악마 티셔츠를 아주 곱게 차려 입고 계신 아저씨를 뵌 거지요!

코코넛을 자전거에 싣고 친구와 함께 팔러 가던 그 분께 저는 한달음에 달려가 말을 걸었답니다.

"아저씨, 저기....실례지만 이 티셔츠 어디서 사셨어요?"

제가 묻자 그 분은 수줍은 미소를 띠며 "우리동네에 가끔 오는 자전거 상인이 있어요. 그 사람에게 싸게 받았지...왜요?" 하시더군요.

"아... 그게 딴 게 아니구요. 아저씨 혹시 한국 아세요? 제가 한국 사람인데, 그게 저희 나라 옷이거든요."

"아 정말?? 알지 왜 몰라~ 정말이야? 우와... 한국 물건 참 잘 만드는 나란데, 이렇게 싸게 한국 관련 물건을 사다니!"

아저씨는 큰 입을 찢어져라 벌리고 해맑게 웃으셨답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모아 보낸 붉은 악마 티셔츠는 아프리카 현지에 배달되어

아주 어려운 분께 그냥 공급되고, 그것이 시중에 다시 유통이 되고 있답니다.

이 티셔츠는 인기가 좋다고 해요. 아저씨가 아끼는 티셔츠라고 하셨거든요.

 

정말 뿌듯하지 않나요?

한국 축구를 열심히 응원하던 그 티셔츠가, 아프리카에 가서 누군가를 소중히 감싸 주고 있으니 말이죠.

혹시 우연 아니냐구요? 하하하...자.... 보세요!

짠!

 

 

 

그래요. 이건 잔지바르 남쪽 페리 위에서 만난 아저씨들을 찍은 사진입니다.

 먼저 눈에 확! 띄는 분이 바로.. 빨간 우리 응원 티셔츠를 입으신 아저씨죠?

이 분께도 제가 티셔츠를 구입하신 경위를 실례되지 않게 살짝 여쭈었는데요.

앞에서 만난 분과 비슷한 경로로 구매하셨더군요. 그런데 이 분은 셔츠가 정말 정말 좋다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시더라구요! 아주 튼튼하고 예쁘다고 말이죠.

그래서 제가 그랬답니다.

 

"아저씨, 그 티셔츠는 튼튼하기만 한 게 아니에요. 오천만 한국인의 하나된 열정이 담겨 있죠.

우리는 사랑 넘치는 나라거든요! 아저씨 앞으로 그 정을 느껴 보세요!"

 

그러자 그 옆에 노란 티셔츠를 입으신 분이 제게 한국인이냐고 물으시며 자기 티셔츠 배 부분에 씌일 글씨를 보여 주더군요.

<SAMSUNG>

한국 기업 아니냐고 제게 확인하시면서 말이죠.

 

저 이 날 이 페리 위에서 배멀미 하는 바람에 1시간 동안 위액까지 모두 게워 냈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보내 준 티셔츠가 조금은 열악한 환경에 사시는 분들께

정말 꼭 필요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저, 오지 배낭 여행 하면서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우리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면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어요.

한국인이어서 행복합니다!

 

단호박마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