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라긴 쑥스럽지만

등록금 545만 원. 수표로 준비한 이유..

단호박마왕 2010. 2. 9. 20:43

 

귀여운 제 동생이 20년 간의 입시 지옥을 거쳐.. 올해 모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정말 축하할 일이죠.

저랑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동생이 아직은 애기일 것 같은데..이렇게 대학생이 되다니 기분이 묘합니다.

 

그런데 대학에 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거거고산...바로 등록금 산맥이죠...

 

공대에 합격하여 문과대보다 안 그래도 비싼 데다가, 신입생 입학 때는 입학금이 거의 100만 원 가량 추가됩니다.

 

어쩌고 저쩌고 하다 보니 등록금 납부할 돈은 무려 5,450,000 원....

 

저희 어머니는 저나 동생에게 등록금을 주실 때..반드시 현금으로 주십니다.

 

현금으로 한 아름 받아 든 돈을 보고 이렇게 비싼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기 위함이죠.

 

 

 

한 큐에 계좌이체로 쏴 버리면 편할 것.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아무래도 내가 이 비싼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 않죠..

 

 

어머니는 어김없이 저와 마찬기지로 동생에게도 만 원 짜리로 주시려 했지만..

545장은 너무 많네요..ㅠ.ㅠ

 

저만 해도 365 장 정도였는데..

 

 

이 돈이 아빠의 피고 엄마의 땀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맺힙니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게 남의 돈이라나요..

이걸 벌기 위해 참 많이 힘드셨을 테지요.

 

 

이 겨울,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도

부모님께는 여전히 부끄럽기만 합니다..

 

꼭 돈이 사랑이겠습니까만. 사랑이 없으면 돈도 줄 수 없는 것을요.

 

거꾸로 생각을 해 보면 더 죄송해집니다..

 

만약 제가 저의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가 이렇게 큰 돈이 필요하다면..

내 입에 들어가는 약은 아깝고

그 아이의 이 등록금은 이렇게 내 줄 수 있을까요..??

 

 

이제 곧 명절이군요.

엄마한테 세배 할 때 눈물 닦을 것 준비해야겠어요.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봐야겠어요..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못난 딸 매번 말로만 사랑한다 효도한다 해서 죄송합니다..